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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권 화가"한국화의 맥을 잇는다"

EMOON | 기사입력 2024/07/22 [00:13]
[장애인인식개선칼럼][최봉혁기자의 인물탐구]

최일권 화가"한국화의 맥을 잇는다"

[장애인인식개선칼럼][최봉혁기자의 인물탐구]

EMOON | 입력 : 2024/07/22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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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하나뿐인 전시 ~ 한국화업 50주년 기념 최일권 전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최봉혁칼럼니스트)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대상 수상자 최일권 화가와 그의 아내 홍영란 부부를 통해본 한국 장애예술인에 대한 현실이다.
 
그의 아내 홍영란(55) 씨의 도움으로 한국화 맥을 잇는  화가로서의 지나온 여정을 정리했다.
 
최화가와의 대화는  필담 외에도 그의 표정, 손짓 그리고 30년 가까이 그의 목소리가 되어 준 아내가  항상 그림자처럼 함께한 사랑의 힘이 늘 존재했다.
 
최화가는 3남매 중 둘째로 서울 중구 필동에서 출생해 마포에서 성장한 서울토박이다. 
 
그의 부모는 청각장애인인 최일권 씨가 정규교육을 마칠 수 있도록 청각장애 특수학교인 선희학교(서울농학교의 전신)에 통학하는 것을 도왔다. 
 
일반적으로 그시절에 장애인에대한 부모의 교육열과 사회적분위기가 장애인을 비하했던 시대적 상황을 감안하면 부모의 교육열은 진보적이고 헌신적인 분들이었다.
 
체신공무원이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집 안에만 있지 않고 사회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던 것도 최작가에게는 행운이었다.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었던 탓에 다른 장애아동이 누리기 힘든 문화적 혜택을 부모님의 각별한 사랑으로 다양한 경험을 향유 했다 
 
수영, 축구, 등산, 스케이트 등 스포츠는 물론 여행도 자주 했다. 
 
어릴 시절부터 그림 그리는 것이 특기였던 최작가는 학교 대표로 사생대회에 출전해 많은 상을 받았다. 
 
그의 재주를 일찍부터 발견한 어머니는 미술공부에 대한 환경조성과 지원을 했다
 
그렇게 자라나던 최화가를 심원 조중현 선생(이화여대 미술대학장 역임)에게 소개한 사람은 현재 고인이 된 운보 김기창 화백이다. 
 
처음에는 어머니 친구 분을 통해 운보 선생을 알게 돼 그에게 그림 지도를 받았다. 
 
그러나 운보 선생은 장애인이 장애인에게 배우면 좁은 세상만 보게 된다며 먼저 심원 선생에게 배울 것을 권했다. 
 
심원 조중현 선생(1917~1982)은 주로 새, 짐승, 물고기, 꽃 등을 소재로 수묵화와 세필 채색화를 즐겨 그리던 화가다.
 
그의 영향으로 최 화가는 ‘화조’를 많이 그리게 되었다. 
 
주변에서 쉽게 보는 꽃과 새 그리고 나무와 야생동물, 가축 등이 그림 소재다. 
 
자연의 색을 그대로 표현하려 애쓰며 섬세하나 과장되지 않게 자연을 화폭에 담아내 보는 이로 하여금 편안함을 주는 게 특징이다. 
 
지금은 점과 선을 이용해 한국적인 소재를 현대적 기법으로 좀 더 단순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심원 선생을 통해 그림의 기초를 배운 최 화가는 이후 운보 선생 밑에서 다시 그림수업을 받게 된다. 
 
운보 선생을 통해 ‘장애인이지만 장애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 그는 희망을 배웠다. 
 

▲ [최봉혁기자의 인물탐구]최일권 화가"한국화의 맥을 잇는다"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더불어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돕는 사회활동의 길을 개척했다. 
 
운보 선생은 그가 후배 청각장애작가들을 위해 한국농미회를 만들도록 동기를 부여해 주었다.
 
‘건청인들(일반인)’과 겨뤄도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 되라는 포부를 심어 주었다. 
그는 자신을 장애인으로 가두지 않고 일반인과 교류를 통해 장애인 미술의 한계를 넘기 위해 노력했다.
 
다양성 인정해야 개성 발휘될 수 있다
 
그의 작품을 찾는 관람객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할 수 있는 힘의 근원이다. 
 
최 화가는 그들이 있어서 자신의 존재가 ‘쓸모 있다’는 긍정적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현재 한국 후소회, 농미회, 한국장애인미술협회, 한국장애인미술대전 등 다양한 모임의 회원인 동시에 전시작품 출품과 추천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최화가는 장애인이라는 신체적 조건을 뛰어넘어 사회적 인식의 벽을 허무는 작품세계를 추구하는 집념의 세월을 보냈다.
 
그림을 배우기 시작할 때 서양화 기법을 익혔던 그가 심원 선생 밑에서 전통 한국화를 공부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청각언어장애인인 그는 일반인과 의사소통의 체계가 다르다. 이것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그림 지도를 받을 때 등 뒤에 서있는  나는 사람의 말을 듣지 못하기 때문에 지도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 
 
필담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하긴 했지만 산을 넘는 기분이었다. 
 
매순간 지치고 힘들때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아내와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걸어온 예술인의 길이었다.
 
최일권 화가는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고 전업 작가로 생활한 지 몇 년 후에 운보 김기창 화백을 찾아갔다.
 
김 화백은 그에게 지금까지 그려왔던 화조를 다른 방법으로 표현해 볼 것을 권했다. “베이비 그림의 색감을 통해 그림을 단순화시켜 보라”는 것이었다.
 
최 화가는 그길로 일산 비장애 아동에게 그림을 지도하면서 5년이라는 나름의 수련기간을 보내게 된다.
 
 ‘베이비 그림’을 구하기 위해 학원을 직접 운영하면서 아이들의 그림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그는 제2회 대한민국 장애인문화예술대상에 추천돼 대상을 받았다. 
 
한국농미회전 출품을 시작으로 1989년 전국창작미술대전에서 특선작 대상과 우수상 수상.
 
1990년대 곰두리미술대전에서는 최우수상 2회와 우수상 2회 수상. 
 
전국창작미술대전에서도 제1회 수상작가전 대상을 수상.
 
그는 “이번 상은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준 가족과 동료, 시민을 위해 일하는 이천시청의 힘이 모아졌기 때문에 가능했다. 모든 이에게 감사한다. 
 
작품 활동을 통해 다수의 상을 받고 대통령 표창을 받은 적이 있지만 특별히 2007년도 문화예술 활동을 하는 장애인 중에서 대상을 받았다는 사실이 큰 기쁨이다. 
 
아울러 세계장애인대회가 열리는 곳에서 상을 받게 되어 더욱 기쁘다”고 밝힌다.
 
그의 남다른 미술세계는 고정된 획일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하는 다양성에 있다. “한 가지만을 고집하지 않고 스폰지처럼 흡수했다가 도 다른방법으로 표출하려 노력한다. 다양성이 인정돼야 개성이 발휘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하루 종일 그림에 대해 생각하고 진지하게 그림을 그린다. 
 
본격적인 작업은 오후 9시에 시작해 새벽까지 이어진다. 
 
밤에는 찾아오는 손님이 없을 뿐 아니라 주변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어 집중하기에 좋다. 
 
때문에 오전 시간은 대부분 작품구상과 사물을 관찰하는 데 시간을 할애한다.
 
또한 작은 텃밭을 일구며 자연을 배우고 거기에서 즐거움을 얻는다. 
 
그리고 매주 목요일은 노원구 다운복지관에서 장애청소년을 위해 10여년을 지도해왔다.

▲ [최봉혁기자의 인물탐구]최일권 화가"한국화의 맥을 잇는다"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현재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매주 목요일에 2명의 청소년이 부모님과함께 이천 소재 최화가의 집으로 2박3일의 미술 지도를 하고있다.
 
 그리고 장애청소년들의 교육을 통해  장애인의 잠재력을 개발하도록 돕는 것 외에 아내와 함께 장애청소년 캠프에 참여해 계절의 변화와 사람 사는 모습을 동시에 살피며 작품을 구상한다.고 밝혔다.
 
특히 <축제 따라잡기>란 프로그램 자원봉사를 통해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유익하다는 그다.
 
최일권 화가의 곁에는 든든한 조력자인 홍영란 씨가 있다. 듣지 못하고 표현하지 못하는 그를 위해 그림자처럼 내조해왔다. 
 
그가 나태하거나 방황할 때 바른 소리를 해주고 슬프거나 지칠 때 위로를 해준다. 그 흔한 “사랑한다”는 말 한 마디 해보지 못한 아내에게 그동안의 미안함을 만회하기 위해 아내와 함께 하는 캠프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
 
 
장애를 불만요소로 삼는 것은 금물
 
“장애를 불만요소로 삼는 사람은 사회에서 수용하기 어렵다. 작은 일도 감사할 줄 알 때 비로소 비장애인들과 교류가 이루어진다”고 말한다. 자신에겐 엄격한 기준을 설정하고 타인에 대해서는 이해하고 수용하는 자세를 가지려고 노력한다.
 
그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장애인이라는 이유로 누군가가 나의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한다”고 촉구한다. 
 
그의 생활 신조는 ‘이웃과 함께 건강하고 아름답게 살자. 나눌 힘이 있을 때 나누며 살자. 가족에게 인정받는 사람이 되자’는 것이다. 
 
그는 특히 가족을 위해 신경을 많이 쓰는데 외아들 준영이가 세상의 다른 아버지들처럼 해주지는 못했지만 어느새 건실한 청년으로 자라나 준 것이 고맙다고 한다.
 
어느 때보다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최일권 화가는 개인적인 작품 활동 외에도 장애아동들을 지도하는 일도 열심히 한다. 그들의 미술적인 끼를 발굴해 주고 싶어서다. 
 
그에게는 이루고 싶은 꿈이 있는데 죽기 전에 창고에 쌓인 작품들을 전시할 개인 갤러리나 미술관을 설립하는 것이다. 그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교류하며 타인을 위한 삶을 살기를 원한다. 
 
지금은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가장 급하다.
 
개인전은 물론 지도 중인 다운증후군 장애아 청년과 2인전도 계획하고 있는 그는 요즘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혜촌 김학수 선생이 여러 해 실경 답사를 통해 <한강대전도>를 그렸듯 그도 한국의 자연을 비단에 그려보고 싶다고.
 
최일권 작가는 「어려울 때마다 어머니와 아들 그리고 헌신적으로 내 옆에서 나를 위해 살고 있는 아내를 통해 큰 용기를 얻곤 했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최일권의 작품세계에는 세상을 보듬는 섬세한 마음이 반영되어 있고, 그의 그림세계는 장애를 예술세계로 감싸안고자 하는  그동안의  진지한 삶이 함께 하고 있다)고 평했다.
1978년부터 5년간 심원(心園) 조중현 화백에게 사사
심원 조중현 선생(1917~1982)은 주로 새, 짐승, 물고기, 꽃 등을 소재로 수묵화와 세필 채색화를 즐겨 그리던 화가
 
 9살 때 조선일보주최 전국미술대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
한국농미회전 출품을 시작으로 1989년 전국창작미술대전에서 특선작 대상과 우수상, 
1990년대 곰두리미술대전에서는 최우수상 2회와 우수상 2회
2000년엔 장애인 복지증진 대통령 표창, 
2007년엔 제2회 대한민국 장애인 문화예술 대상을 수상
 
첫 개인 작품전은 스승인 운보김기장 화백으로 권유로  개최하고 개막식에 병환중에도 운보김기창 화백이 직접 전시장에 나와  테이프커팅을 하시고 격려해주셨다.. 
 
장애인 화가 최일권씨 최일권(바오로ㆍ42세)씨의 첫 개인전1995년 9월 26일 서울 갤러리
꽃과 새를 주제로한 그림을 선보여 「새소리를 듣지는 못해도 새를 그림으로써 마치 아름다운 새소리가 전달되어오는것 같다」고 말하면서 「앞으로 꽃과 새등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자연을 주제로 그림을 계속 그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 [최봉혁기자의 인물탐구]최일권 화가"한국화의 맥을 잇는다"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2019-06-28 명동갤러리 1898 전시관 6월26일부터7월1일까지 ,
전시회 수익금 전액은 청각장애인을 위한 에파타성당 건립 기금으로 기부
 
2021-04-28부터 대학로 이음갤러리에서 세번째 개인전 5월 2일까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 주최 "붓과 함께 살아 온 60년, 최일권 展"
 
조선조 마지막 어진화가였던 이당 김은호, 그의 제자인 한국화의 거목 운보 김기창, 그리고  故운보의 마지막 애제자인 최일권~
그래서 최일권 작가는 한국화의 맥을 잇고자 오늘도 분주하다.
스승은 이미 작고했지만 그분들의 예술은 살아 숨쉬고 있기때문이다.
 
최일권 화가는 장애인라는  단어를 블라인드처리해 오로지 작품을 공개하고 평가받고 미술계에 진정한평가를 받고 싶어한다 
 
이점에 대해 빛된소리글로벌예술협회 안이문 사무총장은"예술은 오직  작품의 예술성으로 평가받는것이 당연시되어야 함에도 장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순간 예술적 가치까지 폄하하는 차별과 편견이야 말로 철폐시켜야 할 과제"라며"우리나라가 당당한 선진국으로 진입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분야에서 장애인의 활동이 활성화되고,예술적가치를 작품 그대로 존중 할수있는 사회가 돼야한다 " 강조했다.
 
 
한편 '장애예술인 문화예술  활동에 관한 지원법률 '(이하'장애인예술지원법'이라한다)이 제정돼 2021년 12월10일 시행됨에따라 장애예술인들이 정부의 지원에 한층 기대를 하고 있으나, 실제적인 지원책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과제들이 많다고 관계자들은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대해  최근 한국장애인문화예술단체 총연합회 상임대표로 취임한 배은주 대표는 "'장애예술인 지원법이 총 15개 조항으로 구성되어 있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장애예술인에 대한 지원을 규정한 조항은 ,제5조의 국가와 지방자치지단체의 책무를 비롯한 제9조 장애예술인 창작활동 지원 ,제10조 장애예술인의 참여 확대 (문화예술활동).제11조 장애예술인고용지원이 있다."말했다.
 
이어서 "그중에서도 "하여야한다"로 강제 규정한 조항은 제5조와 제9조등 2개 조항에 불과하며 나머지는 "할수있다"는 임의규정으로 돼있어 실제 지원을 직접적으로 피부로 느끼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배은주 상임대표는 앞으로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을 마련하기위해 조속한 기한내 여론수렴을 통한 법 개정이 이루어져야한다고 제안했다.
 
최봉혁 사회복지 칼럼니스트는 "최일권 화가 처럼 한국화의 명맥을 이어가는 등 분야별  수많은 장애 예술인들이 우리사회의 잠재된 예술의 혼이다"라며" 그들을 제도권에서 보다 더 확실한 지원을 위해  장애인문화예술 담당 조직을 강화하고, 예산확보를 통한 지원이 최우선적으로 이루어져한다고 생각한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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