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부문 ] - 대전관평중 -3학년- 이예소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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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부문 ] - 대전관평중 -3학년- 이예소
특별한 내 친구, 장헌이
대전관평중학교 3학년 이예소
내가 5, 6학년 때 일이였다. 5학년 때 처음으로 다른 아이들과는 좀 많이 다른 아이와 같은 반을 배정받았다. 솔직히 처음에는 조금 두렵기도 하고 고정관념도 가지고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그 아이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거리감이 느껴졌었다. 그 아이가 가진 장애가 무엇이었는지는 기억이 안 나지만 턱을 가지고 있었고, 이상한 소리를 냈던 것은 생생히 기억한다.
그 아이는 우리 반이었지만 같이 수업을 듣는 날이 1년에 2~4번 정도밖에 없었다. 항상 특별 도움실에서 지냈다. 하루는 특별 도움실 선생님께서 수업을 하셨다. 수업에서는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장애에 대해 설명하시면서 특별실에 그 아이를 보러 자주 놀러오라고 하셨다.
그날 이후로 나와 가장 친구였던 채원이는 점심시간마다 그 아이를 보러 특별실에 놀러갔다. 처음 특별실에 간 날은 정말 어색했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아이에게 인사하고 교실로 돌아갔었다.
그런데 하루, 이틀. 삼 일이 지날수록 그 아이를 만나러 가는 것이 즐거워졌다. 그 아이는 나와 채원이가 인사를 하고 말을 걸었을 때 웃어주기 시작했다. 특별실은 나와 채원이의 비밀의 공간 같은 곳이 되었다.
다른 애들은 없고 놀 것도 많고 간식도 먹을 수 있는 공간이었다. 나와 채원이가 놀고 있으면 그 아이는 소리를 내며 우리 옆에 다가와 주었고 나는 그런 모습이 정말 뿌듯했다.
솔직히 처음 특별실에 간 건 호기심과 선생님의 말씀 때문이었지만 날이 갈수록 의무감과 호기심이 아닌 나를 보고 행복해 해주는 그 아이를 보려 즐겁게 갔었다. 한 번씩 위험한 상황이 있기는 했지만, 그런 위험한 상황보다 밝게 웃어주는 날이 더 많았기에 특별실에 가는 것이 행복했다. 그 아이는 어" 라는 소리밖에 못 냈지만 꼭 우리 이름을 부르는 것처럼 우리를 보고 소리를 내며 다가와 줬고 우리는 그 아이와 특별실 선생님들과 남다른 사이가 되었다.
그렇게 매번 점심시간을 특별실에서 보냈고 우리의
5학년이 끝났다.
아쉽게도 나와 채원이는 다른 반이 되었고 그 아이는 나와 같은 반이 되었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작년처럼 채원이와 특별실에 갈 생각에 말이다. 그런데 그게 생각처럼 안되었다. 학기 초에는 채원이와 특별실에 갔지만 점점 시간이 갈수록 특별실에 채원이와 가는 일이 드물어졌다.
그래도 나는 종종 찾아가기는 했지만 채원이 없이 혼자 가는 특별실이 좀 어색했다. 언젠가부터는 나에게 그 아이를 보러 찾아가는 것보다 친구들과 노는 것이 더 즐거워졌고 특별실에 가는 일이 거의 없었다. 한 번씩 찾아가는 일 보단 선생님 심부름으로 가정통신문을 전해드리러 가는 일이 더 많아졌다. 그렇게 나와 그 아이는 점점멀어지게 되었다.
그 아이는 중학생이 된 이후 볼 수 없게 되었고 나는 한 번식 그 아이의 웃는 모습이 떠오른다. 학교 신발장 옆에 특별 도움실을 지나갈 때마다 그 아이가 생각난다. 그 아이는 나를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나는 그 아이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 짓고는 한다.
내가 그 아이에 친구가 되어준 것이 아닌 그 아이가 내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다른 사람과 다른 것이 아닌 특별한 아이로 말이다. 나는 그 아이에게 정말 고맙다고 말해주고 싶다. 내 인생의 특별하고 소중한 경험을 하게 해주었고 누구도 해보지 못했을 경험을 만들어주었다.
그 아이 덕분에 내 인생은 180도 달라졌다. 장애인을 봤을 때...아니 남들보다 특별한 사람을 봤을 때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우리와는 다를 거라는 고정관념이 사라졌고, 사람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외모가 아닌 마음을 볼 수 있게 되었고, 하는 행동이 아닌 그 사람을 보게 되었다. 그리고 마음을 나누는 것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건지를 알 수 있게 되었다.
그 아이를 만난 건 내 인생의 처음이지만 그 아이와 비슷한 친구가 있다면 그 아이에게 해주었던 것을 바탕으로 웃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 아이를 만나게 된 건 어쩌면 내 인생의 큰 행복이자 행운이였던 것 같다. 나를 보며 밝게 웃던 그 아이... 이젠 사진으로밖에 볼 수 없지만 그 아이가 나에게 준 경험과 추억은 영원히 잊혀지지 않는다. 내게 웃어주던 것처럼 사진 속에서 크게 웃어주고 있는 내 친구 장헌이...장헌아, 잘 지내지? 내게 웃어주던 것처럼 행복하게 지냈으면 좋겠다~ 장헌아, 정말 고맙고 사랑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