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인식개선신문=최봉혁기자)
[대한민국장애인문학상수상작 연재] 가작(운문부)이상기 -가위의 음표 - (운문, 시각, 시)
가위의 음표
이상기
사륵사륵, 벼린 음표를 뱉으며 서슬진 가위 날이 목덜미를 비껴갔다 찰라, 난 목을 옹크리며 목 등을 한 켜 뒤로 휙, 젖혔다
가위는 사북* 중심에서 한 눈금도 벗어나는 일이 없지, 하나 연신 널름대는 혀는 늘 조심해야 해 일순간, 날숨이 싹둑 잘릴 수도 있을 테니
누군가, 다정한 듯 푸른 미소를 띨 때 우린 그 웃음의 배후를 들춰내야 해 속내 없는 웃음은 본디 없으니까...
오늘, 숫 이팝나무 하얀 꽃술 틈새로 사륵사륵 가위 쇳소리가 사뭇 번득였다
감때사나운 사월, 잘도 버티는가 싶더니만 끝내, 봄날 한철 몸부림에 자지러지나보다 너나 할 것 없이 마냥 사무치는 비장悲壯한 절기 환청인 양, 내 머릿속에서 층간소음이 울려 났다.
*사북 : 가위다리의 교차된 부분에 못처럼 박혀서 돌쩌귀처럼 쓰이는 물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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