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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방송소감문] - 버들초 -4학년- 한주용

최봉혁 | 기사입력 2023/06/08 [10:38]
초등학생 방송소감문 부문 대상(교육부장관상)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방송소감문] - 버들초 -4학년- 한주용

초등학생 방송소감문 부문 대상(교육부장관상)

최봉혁 | 입력 : 2023/06/08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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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방송소감문] - 버들초 -4학년- 한주용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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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방송소감문] - 버들초 -4학년- 한주용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장애인먼저실천운동본부,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방송소감문] - 버들초  -4학년- 한주용

 

마음을 두드리는 우리의 소리

 

버들초등학교 4학년 한주용

 

나는 엄마가 가끔씩 들려주시는 엄마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듣는 것을 참 좋아한다. 잠들 시간 침대에 누워 엄마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느새 내 귀는 엄마의 목소리에 쫑긋해져 잠은 저 멀리 달아나고, 머릿속에서는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옛날 엄마의 모습이 그려지곤 한다.

 

어느 날 들려주셨던 이야기 속의 우리 엄마는 대학생이 되어 봉사활동을 하러 가셨다고 한다. 장애를 가진 분들이 모여 생활하는 곳이었다고 하는데, 그때의 우리 엄마는 솔직히 많이 겁이 나셨다고 했다.

 

그때까지 장애인을 주위에서 접해보거나 직접 만나 볼 기회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그분들에게 다가가야 할지 막막하고 걱정이 앞섰더라며 말이다. 그렇지만 2박 3일간의 봉사활동을 끝낸 후, 그곳을 떠날 땐 괜한 걱정을 했었다며 지레 겁을 먹었던 엄마 자신이 스스로에게 많이 부끄러웠었다고, 수줍은 고백도 내게 털어놓으셨다.

 

우리 엄마는 병원에서 몸이 아프거나 불편한 사람들을 치료하신다. 지금의 엄마를 보면 나에게 했던 엄마의 고백이 거짓말인 것처럼 들린다. 하지만 평상시에도 가급적 자주 나에게 장애에 관한 영상이나 이야기를 접하게 해주시려 하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려보니, 엄마는 내가 예전의 엄마처럼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낯선 두려움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생활 속에서 이해하고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그러하신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반에도 장애를 가진 친구가 있다. 새 학년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모두가 제각각인 반 친구들에 대해 전부 다 알지는 못했지만 사실, 그 친구는 장애가 없는 우리들과 크게 달라 보이지 않았다. 평소 친구들 하나하나 관심 있게 바라보는 내 습관이 아니었더라면 그 친구가 가진 장애에 대해 지금도 모른 채 지냈을지도 모른다.

 

그 친구가 가진 장애에 대해 알게 되고, 처음으로 엄마에게 얘기했던 날, 엄마는 내 얘기를 귀담아들으시더니 평소와 같은 목소리로 대답하셨다. "친구니까, 얼굴 보면 먼저 인사하고 잘 지내!" 엄마에게서 선생님 같은 말을 줄줄줄들을 줄 알았는데...?? 아무튼, 그래서 나는 엄마의 말씀대로 노력하며 실천 중이다!

 

장애를 가진 친구와 함께 지내는 교실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좋을지 고민이 될 때가 많다.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다가가는 방법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무조건 돕거나 불필요한 친절로 오히려 친구의 마음에 불편을 줘서는 안 될 일이다.

 

뇌성마비라는 중증장애를 극복하고 카이스트를 졸업한 '박혜린' 이라는 누나가 하신 인터뷰가 생각난다. 누나는 상대 친구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서 먼저 친구에게 다가가는 게 조심스럽게 느껴질때가 많았었는데, 우리가 장애를 가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안녕!"이라는 인사말을 건넬 용기만 내준다면 이걸로 충분한 손길이 될 거라고 했다. 너무 쉬워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우리가 먼저 내미는 인사가 그런 큰 의미가 될 수 있다니. 그래서 우리 엄마도 나에게 먼저 인사하는 친구가 되라고 하셨나 보다!

 

또한, 졸업을 축하하는 많은 인사를 받은 누나는 장애를 가진 어렸던 자신이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이 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한다. 힘들고 어렵기도 했던 학교생활이었지만, '내가 과연 잘할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가장 큰 장애였다면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해결 방법을 찾아보려는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도 했다. 살면서 장애물은 계속 나타날 것이다. 하지만 그때마다 포기하거나 좌절하는 대신 방법을 찾아보면 어느새 나를 가로막던 장애물이 하나씩 치워질 것이라고 밝게 웃으며 얘기하는 박혜린 누나의 이야기를 들으며 오히려 내가 누나에게서 용기를 얻고 마음이 든든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제각각다른 친구들이 모여 지내는 곳이 바로 학교 안 교실이다. 교실 안의 장애 또한 서로 다른 신체적 특징일 뿐이다. 우리가 친구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듯이 장애에 대한 편견 없이 우리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기를 바란다.

 

장애 비장애인 간의 가장 자연스런 소통방법은 자주 만나고 가까이 지내는 것이라고 한다. 낯선 사람을 어렵고 두려워하는 것처럼, 장애를 가진 친구와의 만남과 사에 있어서 낯설음이 장애물이 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 낯설음이라는 장애물을 걷어내기 위해 나는 장애를 가진 친구들에게 먼저 다가가밝게 인사를 건네는 친구가 될 것이고, 그 친구가 가진 다름을 차별이 아니라 '차이'라는 이름으로 바라볼 것을 약속한다.

 

내일은 우리 반에 그 친구와 한걸음 더 가까워진 우리들을 기대한다. 그 친구가 가진 다름과 내가 가진 다름, 또 우리 반 친구들이 가진 각각의 다름들이 골고루 섞여서 우리 반만이 만들어내는 멋진 화음은 어떨지 매우 기대가 되며 궁금해진다.

그래도 우리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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