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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 초당초 -6학년- 이수빈

최봉혁 | 기사입력 2023/05/31 [12:35]
초등학생 산문 부문 최우수상(강원도교육감상)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 초당초 -6학년- 이수빈

초등학생 산문 부문 최우수상(강원도교육감상)

최봉혁 | 입력 : 2023/05/31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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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 초당초 -6학년- 이수빈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제24회 장애인 인식개선을 위한 전국 초ㆍ중ㆍ고등학생 백일장[산문] - 초당초  -6학년- 이수빈

 

백조 오빠

 

초당초등학교 6학년 이수빈

 

나에게는 나보다 어린 오빠가 있다. 우리 오빠는 성인이고 직장도 다닌다. 보통의 직장인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나이보다 생각의 나이가 어리다는 점이다. 나랑 우리 오빠는 10살 차이가 나지만 오빠는 여전히 나보다 어린 것 같은, 가끔은 동생인지 착각하게 만드는 특별함을 지니고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오빠는 몸이 불편하니 도와주어야 하고 챙겨줘야 한다고만 생각했다.

 

자연스럽게 오빠는 도움이 꼭 필요한 사람이라 여겨 오빠가 부탁하지 않아도 먼서 달려가 돕거나 오빠가 해야 하는 일들을 대신하곤 했다. 그런데 그 일이 즐겁지만은 않았다. 가족들은 오빠의 행동과 말 한마디에 신경을 쓰며 챙겼고, 오빠가 조금이라도 힘들어할까 걱정을 많이 했다. 나는 막내라서 모두가 나에게 관심을 두기를 원했지만, 그 관심이 오빠에게로 향해 있어 서운하고 질투가 났다.

 

하지만 우리 오빠가 도움을 받기만 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때도 있다. 오빠는 자동차의 종류도 다 외우고 선풍기 같은 기계도 좋아한다. 나는 아무리 봐도 알 수 없는 차의 이름을 척척 알아맞히고 단종된 차까지도 살 알고 있어 나에게 자동차를 친절하게 설명해 준다. 또 아주 오래전에 한 번 다녀온 곳을 다시 방문하면 선풍기 위피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 정도로 선풍기에 관심이 많다. 물론 선풍기의 원리와 부품의 쓰임새도 잘 파악하고 있어 선풍기가 고장 나면 뚝딱뚝딱 금방 고쳐준다. 교회 창고에 있는 많은 선풍기를 모두 꺼내 분해하고 물로 닦고. 다시 조립해 고쳐 놓은 적도 있다. 유튜브 영상 같은 건 관심도 없고 어떻게 하는지 알지도 못할 거라 생각했던 오빠가 유튜브를 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 우리 가족은 깜짝 놀랐다. 혼자 조용히 선풍기를 켜고 끄는 영상, 선풍기를 조립하는 영상 등을 직접 촬영해 유튜브에 올린 걸 보고 우리 가족은 충격과 동시에 감동을 받았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오빠를 꼭 도와주어야 하는 사람이나 몸이 불편한 사람이 아닌, 그냥 오빠로서 오빠를 바라보게 되었다.

 

나는 알게 됐다. 오빠는 나와 틀린 것이 아니라 조금 다르기만 하다는 것을 어릴 땐 오빠가 왜 그러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오빠가 오빠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한다는 걸 이해하고 존중하게 됐다. 그런데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 오빠를 마치 미운 오리 새끼 처럼 바라본다. 우리 가족에겐 백조인 오빠를 왜 사람들은 미운 오리 새끼 보듯 하는 걸까? 보이는 모습이 다르니까 자신들과 틀리다고 생각해 편견을 갖고 반겨주지 않는다. 나는 사람들이 우리 오빠가 선풍기를 얼마나 잘 다루는지 꼭 알기를 바란다.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우리 오빠! 나는 화나는 일이 있으면 아닌 척도 하고 친구들에게 내 속마음을 들키지 않으려고 감추기도 하는데, 오빠는 어린아이처럼 표정에 감점이 다 드러나 감정을 숨길 수가 없다. 이런 오빠가 철없다는 생각도 들지만, 하나님께서는 어린아이 같은 순수한 마음을 좋아하신다니 어쩌면 하나님께는 오빠가 더 많은 점수를 땄을지도 모른다.

 

요즘 오빠는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항상 나에게 다가와 놀자고 조르며 날 키찮게 했는데 지금은 방에 들어가면 잘 나오지 않는다. 친구랑 통화도 자주 하고, 직장동료들과도 어울려 다닌다. 나는 오빠에게 여자 친구가 절대 생기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요즘은 생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예전처럼 집에만 있지도 않고 사람들과도 잘 어울려 다니기 때문이다.

 

우리 학교에도 도움반 친구들이 있는데 우리 학교 아이들은 그 친구들과 잘 어울린다. 먼저 다가가기도 하고, 그 친구들이 거칠게 굴거나 심한 장난을 쳐도 피하지 않는다. 나는 우리 학교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도움반 친구들도 우리 오빠처럼 자신만의 방식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고 판단하는 걸 거야. 미운 오리 새끼가 오리 가족과 함께 커가면서 아름다운 백조로 커갔듯이 도움반 친구들도 우리랑 같이 지내면서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들로 자라날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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