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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인식개선칼럼]② ESG 경영, 포용적 성장 동력- 장애인 고용 혁신

최봉혁 | 기사입력 2025/06/14 [15:32]

[장애인인식개선칼럼]② ESG 경영, 포용적 성장 동력- 장애인 고용 혁신

최봉혁 | 입력 : 2025/06/14 [15:32]

▲ [장애인인식개선칼럼]② ESG 경영, 포용적 성장 동력으로서의 장애인 고용 혁신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장애인인식개선칼럼]② ESG 경영, 포용적 성장 동력으로서의 장애인 고용 혁신

 

글 ㅣ 최봉혁 칼럼니스트

 

지난 1편에서는 지속 가능한 포용 사회를 위한 국제 사회의 노력과 보조공학의 혁신, 그리고 유엔의 비전을 살폈다. 보조공학 기술이 장애인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하고 사회 참여를 확대하는 강력한 도구가 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해외 선진 사례들이 법적·제도적 기반을 넘어 사회 전반의 인식과 시스템을 변화시키는 통합적 접근의 중요성을 일깨운다는 점도 확인했다.

 

이제 이러한 국제적 흐름을 바탕으로 한국 사회가 직면한 과제와 나아갈 방향을 구체적으로 모색하고자 한다. 특히,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라는 시대적 요구 속에서 장애인 포용 정책이 단순한 사회적 책임 이행을 넘어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혁신을 위한 핵심 전략으로 어떻게 자리매김할 수 있는지에 집중한다.

 

장애인 포용, 한국 사회의 숙제이자 기회

한국 사회는 그동안 장애인 인식 개선과 권익 증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 장애인 복지법, 장애인차별금지법 등 다양한 법률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또한 장애인 의무 고용률 시행, 편의 시설 확충 등 가시적인 성과도 있었다. 그러나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것이 현실이다.

 

장애인 인식 개선 캠페인은 활발히 진행됐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비장애인이 장애인을 동정의 대상이나 특별한 존재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장애인이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서 온전히 자립하고 역량을 발휘하는 데 걸림돌이 된다. 실질적인 포용은 물리적 접근성뿐만 아니라 정보 접근성, 교육의 통합성, 고용의 다양성,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사회적 태도의 변화를 포함한다. 예를 들어, 웹사이트나 모바일 앱의 접근성 개선은 기술적 표준을 넘어 실제 이용자의 관점에서 디자인되어야 한다. 이는 아직 미흡한 부분이 많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의 ‘2023년 웹 접근성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공기관 웹사이트의 접근성은 비교적 높다. 그러나 민간 부문, 특히 중소기업 웹사이트의 접근성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보조공학 기술은 장애인의 자립과 사회 참여를 위한 핵심 수단이다. 한국은 정보기술(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최신 보조공학 기술의 개발 및 보급은 선진국 대비 아직 미흡한 부분이 있다. 고가의 보조기기 구매에 대한 경제적 부담, 맞춤형 기기 제작 및 사후 관리 시스템 부족, 보조기기 관련 정보 부족은 장애인의 기술 접근성을 저해하는 주요 요인이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의 ‘2024년 보조기기 정책 연구’에 따르면, 보조기기 급여 품목 확대와 더불어, 사용자 중심의 정보 제공 플랫폼 구축, 그리고 보조기기 전문가 양성을 통한 전문적인 상담 및 연계 서비스 강화가 시급하다고 지적됐다.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가 있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단순 직무에만 국한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장애인의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하며, 경제적 자립 기반을 약화시킨다. 직업 재활 프로그램 또한 획일적으로 운영되어 개인의 특성과 역량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고용노동부의 ‘2023년 장애인 고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고용률은 소폭 상승했다. 그러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가 여전하며, 전문직 분야의 장애인 고용은 여전히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단순히 고용률을 높이는 것을 넘어, 장애인의 역량과 적성에 맞는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고용 환경을 조성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ESG 시대, 포용이 기업의 경쟁력 되는 이유

최근 기업 경영의 핵심 화두로 떠오른 ESG는 환경(Environmental),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비재무적 요소를 강조한다. ESG 경영은 기업이 단순한 이윤 추구를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에 기여하는 역할을 요구한다. 이러한 ESG 경영의 관점에서 장애인 포용은 더 이상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이 아니다. 기업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ESG의 ‘S’는 사회적 책임을 의미하며, 여기에는 노동 환경, 인권, 다양성, 지역사회 기여 등이 포함된다. 장애인 포용은 다양성과 인권 존중의 관점에서 ‘S’ 영역의 중요한 축을 이룬다. 장애인을 단순히 ‘돕는’ 대상이 아니다. 기업의 혁신과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인재로 인식해야 한다. 이들을 위한 포용적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ESG 경영의 핵심이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이미지를 제고할 뿐만 아니라, 우수한 인재를 확보한다. 또한 조직의 다양성을 증진시켜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장애인 포용은 단순한 비용이 아니다.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와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애인을 포함한 다양한 고객층의 요구를 이해하고 이를 반영한 제품 및 서비스 개발은 시장 확대로 연결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원칙을 적용한 제품은 장애인뿐만 아니라 고령자, 임산부 등 모든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는 더 넓은 고객층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또한, 장애인 직원의 고용은 조직 내 다양성을 증진시킨다. 문제 해결 능력과 의사 결정의 질을 향상하고,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통해 기업의 혁신 역량을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이는 기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소비자의 긍정적인 인식을 이끌어낸다. 장기적으로는 기업의 재무적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최근 기관 투자자들은 기업의 ESG 성과를 투자 결정의 중요한 기준으로 삼고 있다. 특히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S’ 요소는 기업의 평판 리스크와 직결된다. 따라서 장애인 포용 정책의 우수성은 투자 유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글로벌 ESG 평가 기관들은 기업의 다양성과 포용성, 인권 존중 등의 지표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이는 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요건으로 부각되고 있다. 기업이 장애인 고용, 보조기기 지원, 접근성 개선 등 구체적인 포용 정책을 체계적으로 수립하고 실행하는 것은 ESG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데 기여한다. 이는 곧 자본 시장에서의 경쟁력 강화로 이어진다.

 

기술 혁신이 이끄는 사회적 가치: 보조공학의 가능성

ESG 경영의 관점에서 보조공학 기술은 단순한 기술 혁신을 넘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핵심적인 접점이 된다. 기업은 보조공학 기술 개발 및 보급에 적극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사회적 책임을 이행한다. 동시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대기업과 중견기업은 자체 기술력과 자본을 활용한다. 장애인을 위한 혁신적인 보조공학 기술 개발에 투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공지능, 로봇공학, 센서 기술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보조기기 개발은 장애인의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순히 기업의 기술력을 과시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 혁신이라는 기업의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 된다. 또한, 이러한 R&D 투자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보조공학 분야는 스타트업, 연구기관, 사회적 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의 협력이 중요한 분야다. 대기업은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전략을 통해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이나 연구기관과 협력한다. 보조공학 기술 개발 및 상용화를 가속화할 수 있다. 이는 스타트업에는 자금과 인프라를 제공하고, 대기업은 외부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흡수하여 시너지를 창출하는 상생 모델이 된다. 예를 들어, 국내 대기업이 장애인 관련 사회적 기업과 협력하여 맞춤형 보조기기 생산 및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동시에 새로운 공급망을 창출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보조공학 기술은 개발만큼이나 보급이 중요하다. 기업은 사회 공헌 활동의 일환으로 보조기기 보급 사업을 지원하거나, 저소득층 장애인을 위한 할인 프로그램, 장기 할부 프로그램 등을 마련한다. 이는 기술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보조기기 사용 교육 프로그램이나 사후 관리 서비스 제공에 참여하여 기술이 실제 사용자에게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중요하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기여를 넘어, 보조기기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미래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최봉혁 칼럼니스트께서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했듯이, 보조공학 기술을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은 기업이 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중요한 길이다.


[계속]

다음 편에서는 3편: 미래 사회의 지향점: 포용적 정책과 사회적 공감대 확산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이어서 작성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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