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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경상남도, 통계로 입증된 포용정책…발달장애인 삶이 달라졌다

최봉혁 | 기사입력 2025/06/08 [18:02]

[칼럼]경상남도, 통계로 입증된 포용정책…발달장애인 삶이 달라졌다

최봉혁 | 입력 : 2025/06/0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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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레원발달장애인협회회장 박문희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박문희 두레원발달장애인협회 회장) 

경상남도가 추진한 발달장애인 정책이 수치로 성과를 입증하고 있다.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사회 구성원으로서 발달장애인의 삶의 질을 높이고 자립을 강화한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 등록률 상승, 사각지대 발굴 성과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경남의 발달장애인 등록률은 2019년 3.6%에서 2023년 4.2%로 상승했다. 전국 평균 증가율인 3.5%를 웃도는 수치다. 이는 도내에서 지속적으로 잠재적 발달장애인을 발굴하고 등록을 유도한 결과로 해석된다. 관계자들은 “권리 옹호 활동과 의료기관 연계 조사가 성과를 냈다”고 평가한다.

 

◆ 취업률 상승…직업 연결 체계 효과

취업률 역시 크게 올랐다. 경남은 2019년 32.6%였던 발달장애인 취업률을 2023년 38.2%까지 끌어올렸다. 이는 전국 평균인 36.5%보다 높은 수치다. 지역 내 직업훈련 연계와 사회적 기업, 보호작업장 확대가 성과를 견인했다. 실제로 경남도는 발달장애인 직업상담사를 현장에 배치하고, 일대일 맞춤 연계를 강화하고 있다.

 

◆ 자살률 감소…심리 지원 강화

정서적 지원 성과도 눈에 띈다. 자살률은 2019년 10.5명에서 2023년 9.3명으로 줄었다. 전국 평균 감소율(9.5%)보다 높은 감소 폭이다. 도는 발달장애인 및 보호자 대상 상담 사업을 확대하고, 도심과 농촌을 구분하지 않는 찾아가는 심리지원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두레원발달장애인협회, 지역사회 연대의 거점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지역 시민단체의 연대가 있었다. 대표 사례가 2019년 창립된 두레원발달장애인협회다. 현재 200여 명의 회원이 활동 중인 이 협회는 권익 옹호, 문화예술, 취업, 가족 지원 등 전방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주요 활동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인권교육과 권익옹호 사업
발달장애인이 스스로 권리를 인식하고 주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역 내 사회복지사·변호사 연계를 통해 차별 사례 대응도 진행한다.

 

▲ 문화예술활동 지원
그림, 음악, 연극 등 다양한 예술교육을 통해 자아 실현과 사회 소통 능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 취업 지원
직업훈련과 현장 실습, 민간기업과의 협약을 통해 실제 고용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갖췄다.

▲ 가족 상담 및 정보 제공
보호자들의 심리적 어려움을 경감하기 위한 상담과 각종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주간활동·방과후활동 서비스
청소년 발달장애인의 낮 시간 활동을 지원하며 사회성 향상과 자립 기반 형성에 기여한다.

협회는 경상남도, 창원특례시와 정기 간담회를 열어 정책 제안과 사업 성과 공유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정책이 현장성과 괴리되지 않도록 ‘실행 촉진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는 게 협회 측 설명이다.


정책 제안: 지방자치 역할 강화와 장애예술인 지원 필요

경상남도의 성과는 지역 자치가 발달장애 정책을 어떻게 진전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더욱 확대하기 위해선 다음과 같은 정책 제안이 필요하다.

◆ 1. 발달지원센터 기능 확대

지자체별로 운영 중인 발달지원센터의 기능을 행정 중심이 아닌 ‘생활밀착형 통합 지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 서비스 수요자 맞춤형 계획 수립, 정보 허브 기능, 유관 기관 간 연계 체계까지 포괄하는 거점 기능이 필요하다. 경남 일부 시·군에서는 이미 시범적으로 이러한 형태의 운영이 이뤄지고 있다.

◆ 2. 장애예술인 창작환경 개선

장애예술인의 창작 공간, 발표 기회, 판로 개척은 아직 걸음마 단계다. 단발성 지원을 넘어 지자체가 전시 공간, 창작기금, 예술교육을 제도화해야 한다. 지역 축제·박람회에 장애예술인의 참여를 확대하고, 공공기관의 작품 구매제도 도입 등도 필요하다.

한 장애예술인은 “재능이 있어도 발표할 수 있는 공간이 없다. 기회가 없다는 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함께 만드는 포용사회, 더 큰 전환의 출발점

경상남도는 수치로 확인된 포용 정책을 통해 지역사회에 긍정적 변화를 이끌고 있다. 이제 이 모델이 단지 경남만의 사례로 머무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정책의 지속성과 범정부적 확산이 필요한 시점이다.

발달장애인의 삶은 곧 우리 사회의 성숙도를 가늠하는 척도다. 숫자를 넘는 정책, 일회성 아닌 구조적 변화가 이뤄질 때, 누구도 배제되지 않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필자 프로필
박문희 (사단법인 두레원발달장애인협회 회장)

  • 두레원 주간활동·방과후활동 사업 운영

  • 창원시 장애인체육회 공로패 수상

  •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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