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 장애인 생활시설인 ‘가브리엘의 집’ 입소자 5명과 연세대 재학생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 음악으로 피어난 포용…연세대 ‘음악사회공헌’ 발표회 성료중증 장애인 생활시설인 ‘가브리엘의 집’ 입소자 5명과 연세대 재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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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음악으로 피어난 포용…연세대 ‘음악사회공헌’ 발표회 성료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장애인인식개선신문=최봉혁기자) 장애인과 대학생이 함께 무대를 꾸민 ‘음악사회공헌’ 발표회가 5월 31일 서울 용산구 갈월종합사회복지관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연세대학교 음악대학(학장 장현주)이 주관하고, 중증 장애인 생활시설인 ‘가브리엘의 집’ 입소자 5명과 연세대 재학생들이 함께한 결과물이다.
이날 무대는 단순한 공연을 넘어 음악을 매개로 한 사회 통합 실천의 현장이었다. 장애인 참여자들은 노래와 연주, 퍼포먼스를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담아냈고, 대학생들은 이들의 예술적 표현을 기획 단계부터 연습, 무대 연출까지 함께 하며 조력자이자 협업자로 참여했다.
장현주 음악대학장은 “참여자 모두가 ‘예술가’로 존중받는 포용적 예술 교육의 실천 사례”라며, “문화적 접근성이 낮은 이들을 위한 교육의 공공성 실현이야말로 대학의 사회적 책임”이라고 말했다.
![]() ▲ 음악으로 피어난 포용…연세대 ‘음악사회공헌’ 발표회 성료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지도교수로 참여한 이성민 교수도 “이번 발표회는 단순한 결과 공유가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경험의 장이었다”며, “앞으로도 음악을 통해 사회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과 지역 연계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현장에서는 관람객의 자발적 기부도 이어졌다. 이날 모금된 기부금은 ‘가브리엘의 집’의 복지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김정희 원장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것은 곧 자존감 회복의 시작”이라며, “연세대 학생들과의 협업이 큰 용기와 희망이 됐다”고 말했다.
‘가브리엘의 집’은 1996년 설립된 중증(중복) 장애인 생활시설이다. 현재 입소자 전원이 24시간 기숙 공동생활을 하며 특수교육과 생활훈련을 받고 있다. ‘사랑’이라는 원훈 아래, 입소자들의 존엄한 삶을 위한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 음악, 교육을 넘은 사회적 실천
‘음악사회공헌’은 올해 연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처음 개설된 교과목이다. 문과대, 이과대, 공과대, 상경대 등 다양한 단과대학의 학생들이 참여하는 교양수업으로, 음악을 통한 사회적 실천을 목표로 한다. 이 과목은 연세대 고등교육혁신원(원장 최윤정)의 사회혁신역량 강화 프로그램 중 하나로도 선정됐다.
학생들은 전공을 떠나, 장애인 당사자들과 함께 음악 작업을 진행하며 예술의 사회적 기능과 그 의미를 체득했다. 수업에 참여한 한 학생은 “예술이 사회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단순한 이상이 아님을 느꼈다”며, “비장애인 중심의 문화 환경에서 소외된 이들과 협업하며, 진정한 포용이 무엇인지를 체험했다”고 전했다.
연세대학교 고등교육혁신원은 2018년 설립 이후, 사회문제 해결형 교육을 중심으로 2025년 1학기 현재 145개 수업을 운영 중이다. 교과와 비교과를 연계해 ‘미래형 인재 양성’을 지향하고 있으며, ‘음악사회공헌’ 과목도 이의 일환이다.
최윤정 고등교육혁신원장은 “대학 교육이 단지 지식 전달을 넘어 실천적 가치를 내포할 때, 진정한 사회 변화가 가능하다”며, “학생들이 현장에서 사회와 연결되며 스스로 변화를 만들 수 있도록 더욱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무대 위에서 피어난 자신감
무대에 선 장애인 당사자들도 잊지 못할 경험이었다. 뇌병변 장애를 가진 김다니엘(28)은 “태어나서 처음 무대에 서봤는데, 관객들의 박수를 받을 때 정말 뿌듯하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음악을 통해 자신도 표현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도움은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평등한 협업으로 이어졌다. 기획부터 리허설, 공연 무대까지 모든 과정을 함께 준비하며 서로에 대한 이해와 신뢰가 깊어졌다는 후문이다. 공연 직후 진행된 단체 사진 촬영에서는 장애인과 대학생이 함께 손을 맞잡고 웃으며 무대를 마무리했다.
이번 행사는 지역 사회 복지관, 장애인 생활시설, 대학교, 학생 자치조직 등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 이뤄진 통합형 사회공헌 사례로 평가받는다. 공연 외에도 예술치료, 기부 연계, 교육 혁신 등 다양한 요소가 결합돼 단순한 발표회 이상의 가치를 지녔다.
◆ 문화에서 복지로…연결의 가능성
이번 ‘음악으로 피어나는 꿈’ 발표회는 지역사회와 대학, 장애인 복지기관이 어떻게 예술을 매개로 연대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실험장이었다. 이는 단발성 행사가 아닌, 지속 가능한 프로그램으로 확장될 수 있는 기반이기도 하다.
음악이 ‘치유’와 ‘표현’을 넘어, ‘포용’과 ‘권리’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는 장애인 당사자뿐 아니라 예비 인재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남겼다. 교육의 현장이 곧 사회를 바꾸는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연세대학교 측은 “앞으로도 다양한 계층과의 협업을 통해 교육과 문화, 복지를 연결하는 시도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학 교육이 사회적 책임과 공공성 실현의 통로로 거듭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