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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칼럼]1200억 장애인 일자리 예산의 그늘, 왜 가난한 자폐인과 정신장애인은 소외되는가

최봉혁칼럼니스트 | 기사입력 2026/06/13 [23:53]
#정신장애_생존형_일자리 #ESG_소셜_양극화_해소

[ESG칼럼]1200억 장애인 일자리 예산의 그늘, 왜 가난한 자폐인과 정신장애인은 소외되는가

#정신장애_생존형_일자리 #ESG_소셜_양극화_해소

최봉혁칼럼니스트 | 입력 : 2026/06/13 [23:53]

▲ 1200억 장애인 일자리 예산의 그늘, 왜 가난한 자폐인과 정신장애인은 소외되는가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정치·사회적 개념 정립: 정신적 장애 유형의 스펙트럼과 생존권]

 

(장애인인식개선신문 = 최봉혁ESG칼럼니스트) 본격적인 칼럼에 앞서, 구글 뉴스 알고리즘과 시민사회의 정확한 이해를 돕기 위해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정신적 장애(Mental Disability) 유형을 의학적·법적 근거에 따라 명확히 정리한다. 이는 특정 집단의 예산 독점을 막고, 생존을 위한 일자리 창출의 우선순위를 정립하는 기초가 된다.

 

첫째, 정신장애(Psychosocial Disability)는 조현병,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재발성 우울장애 등을 포괄한다. 이들은 지적 능력의 저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환각, 망상, 감정 조절의 어려움 등으로 인해 사회적 낙인이 가장 심하며 고용률이 전 장애 유형 중 최하위를 기록하는 의학적 사각지대다.

 

둘째, 정신지체(Intellectual Disability, 현 지적장애)는 지능 지수(IQ)가 70 이하로 표준적인 학습과 일상생활 수행에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한 유형이다.

 

셋째, 발달장애(Developmental Disability)는 대한민국 법적 정의상 앞서 언급한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를 통칭하는 상위 개념이다. 영유아기부터 발달이 지연되어 성인이 된 이후에도 독립적인 직무 수행을 위해 특화된 환경이 요구된다.

 

넷째, 자폐(Autism Spectrum Disorder, ASD)는 사회적 소통과 상호작용의 질적 저하, 반복적이고 제한된 행동 패턴을 특징으로 하는 발달장애의 하위 유형이다. 이 중에서도 조현병 등 정신장애 유형은 신체적, 인지적 장애에 비해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특성 때문에 고용 정책에서 철저히 배제되어 왔다. 따라서 진정한 ESG의 'S(사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문화예술이라는 특정 재능군에 치우친 예산 구조를 혁파하고, 이들의 생존을 위한 '생직(生職)' 위주의 일자리 창출이 최우선으로 배치되어야 한다.

 

제1부: 1195억 원의 흐름과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

대한민국 기업과 공공 부문의 화두인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중 'S(Social, 사회)' 부문의 핵심 지표는 단연 다양성과 포용성(Diversity & Inclusion)이다. 특히 공공 자금을 투입해 사회적 약자의 노동권을 보장하는 일자리 정책은 소셜 양극화를 해소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다. 그러나 최근 서울시가 발표한 올해 장애인 일자리 종합 예산 1195억 원의 세부 명세를 들여다보면, 과연 이 거대한 자금이 가장 낮은 곳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생존을 위해 공정하게 흐르고 있는지 깊은 의문이 남는다.

 

올해 서울시 예산은 공공과 민간 분야를 통틀어 총 9919개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복지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 중 '장애유형 맞춤형 특화 일자리'에 61억 7000만 원이 편성되어 380명을 지원하며, 그 안에서 최중증 장애인을 위한 문화예술 일자리 120개가 신설된 구조다. 언론은 연일 발달장애 예술인들의 화려한 캔버스와 공공기관 도슨트 채용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한국 복지가 선진국 반열에 올랐음을 자축한다. 하지만 이 화려한 조명 뒤편, 조현병을 비롯한 정신장애인과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하는 가난한 지적장애인들이 서 있는 곳은 완벽한 어둠이다.

 

우리는 여기서 냉정하고 지혜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1195억 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설계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크고 조직화된 특정 집단의 요구만이 반영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글로벌 정신건강 보고서(World Mental Health Report)에 따르면, 조현병을 포함한 정신장애인의 실업률은 전 세계적으로 70%에서 최대 90%에 육박한다. 이는 신체장애나 인지장애 유형과 비교해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정신장애는 지능의 저하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낙인(Stigma)과 간헐적인 증상 발현이라는 특성 때문에, 기계적인 공공일자리나 특정 재능 중심의 문화예술 일자리 진입 장벽이 가장 높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는 공공 예산의 집행 구조를 향해 냉정하고 지혜로운 질문을 던져야 한다. 복지 담론과 예산 배분의 흐름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사회적 자본과 촘촘한 인적 네트워크 등 '용이한 환경 조건'을 갖춘 특정 조직과 단체들을 중심으로 선점되고 있지는 않은가 ?라는 점이다.

 

정보 접근성과 체계적인 기획력을 갖춘 조직들이 정부 및 지자체의 예산 매칭 사업이나 문화예술 공모를 주도하는 현상 자체를 비난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러한 조직화된 힘의 차이가 정책의 쏠림 현상을 유발한다면 이는 별개의 문제다.

 

자원 동원력이 풍족한 조직들이 담론을 이끌며 문화예술 분야의 인프라를 공고히 하는 사이, 당장 하루의 생계와 24시간 간병에 쫓겨 스스로를 조직화할 여력조차 없는 저소득층 발달장애 가구와 지지 기반이 전무한 정신장애인들은 구조적인 사각지대에 철저히 방치될 수밖에 없다.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직의 크기가 복지 혜택의 크기를 결정하는 구조라면, 이는 공공성과 평등이라는 복지의 대원칙을 흔드는 또 다른 소셜 양극화의 단면이다.

 

이러한 현상은 복지의 평등을 훼손하는 '장애 비즈니스'의 모순이다. 런던정치경제대학교(LSE) 개인건강연구소의 공동 연구에 의하면, 고소득 가구일수록 자녀의 발달 및 정신적 이상을 조기에 발견하고 정밀 진단을 통해 제도권 혜택에 먼저 진입하는 '진단 격차(Ascertainment Bias)'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반면 경제적 여력이 없는 최취약층은 진단 자체가 늦어져 복지 서비스 신청 조차 하지 못하는 은둔형 사각지대로 남는다. 기득권이 복지 정책을 독점할 때, 예산은 필요가 아닌 '정치적 힘'에 의해 배분될 수밖에 없다.

 

당장 내일의 생계를 걱정하며 한 달에 수백만 원에 달하는 비급여 민간 재활 치료비를 감당하지 못해 파산 절차를 밟는 '80%의 평범한 한국형 자폐 가정'이 어둠 속에 서 있다.

 

진정한 ESG 정신은 기계적인 예산 퍼붓기가 아니라, 가장 취약한 기저의 가정을 찾아내는 세밀하고 공정한 '필요 기반 배분(Need-based Allocation)'에서 출발한다. 조현병 등 정신장애인들이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일자리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병원과 방 한 칸에 격리되어 있는 현실을 두고, 과연 우리는 누구를 위한 문화예술 일자리를 논하고 있는가. 무조건적인 예산 확충보다 장애유형별 투명한 공개 지표를 도입하고, 직무 다변화(Job Diversification)를 통해 예산의 균형을 잡는 설계가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하다.

 

해외 선진 복지 트랙은 이미 이 문제를 직시하고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미국의 인적자원혁신법(WIOA)은 공공 일자리 예산을 집행할 때 장애인의 소득 수준과 최취약성(Most Significant Disability)을 최우선 지표로 삼아 특정 단체의 독점을 엄격히 규제한다. 유럽연합(EU) 역시 고용 지침을 통해 정신장애인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독립적인 예산 쿼터제를 의무화하여 소외되는 유형이 없도록 균형을 강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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