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 기획팀 2021년 개설
(장애인인식개선신문=방은숙기자) 학교라는 공간을 ‘생존의 시간’으로 재해석하다 이번 전시의 기획팀은 학교를 단순히 규칙이 지배하는 딱딱한 공간이 아닌, 작업실에서 나눈 짧은 대화와 복도에 남겨진 작품들, 그리고 홀로 밤을 지새운 시간들이 유기적으로 엮인 ‘관계적 시간’으로 바라보았다.
참여한 졸업생들은 각자의 고립된 ‘섬’에서 출발했지만, 전시를 통해 서로에게 닿을 수 있는 연결 방식을 탐색했다. 동선의 길목마다 위치한 실험적인 시도들은 우연히 그곳에 도착한 관람객들을 따뜻하게 맞이하며, 각자의 고유함이 어떻게 연대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차분히 선보였다.
손님을 맞는 마음으로 낮춘 예술의 문턱 특히 이번 전시에서 돋보인 것은 ‘접근성 기획’에 담긴 진정성이다. 지난 2021년 개설된 접근성 기획팀은 장애나 나이, 문화적 차이로 인해 관람객이 겪을 수 있는 차별을 덜어내기 위해 큰 글씨 도록, 점자 안내, 영상 자막해설 등을 세심하게 준비했다.
이는 예술을 권위적인 전시가 아닌, 집에 손님을 초대하기 전 방을 정리하고 향초를 켜는 소소하고 사적인 ‘맞이’의 행위로 재정의한 결과다. 멀리서 찾지 않아도 우리 안에 이미 존재하는 다정함이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발현될 수 있음을 증명하며, 관람객들에게 신선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새로운 연결을 꿈꾸는 예비 작가들의 첫발 이번 전시는 화려한 수사보다 동시대가 직면한 고민을 자신만의 언어로 풀어내려는 예비 작가들의 진솔한 태도를 보여주었다. 캔버스 위를 채운 붓질과 조형물을 세우기 위한 수많은 손길에는 예술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이들의 설렘과 고민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들이 선보인 정직한 노력은 한국 현대미술의 변화가 결코 멀리 있지 않음을, 그리고 그 변화가 이미 이들의 치열한 사유 속에 뿌리 내리고 있음을 조용히 증명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졸업생 전원에게 격려를 보낸다. 이번 전시가 하나의 닫힌 답이 아니라, 앞으로 그려나갈 수많은 선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 <저작권자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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