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봉혁의 ESG 시선] "마음의 골든타임, 당신은 지키고 있습니까?"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정신응급 케어 강화'가 던지는 사회적 함의
최봉혁 칼럼니스트 (ESG·DX 전문가, 더이에스지 뉴스 편집인) 최근 묻지마 범죄나 고립·은둔 청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며, 정신건강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닌 시급한 '사회적 과제'가 됐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립정신병원이 정신응급 환자 케어 강화에 나선다는 소식은 공공 의료 시스템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히, ESG 경영의 관점에서 볼 때 'S(Social, 사회)' 영역의 핵심인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과 '소외계층의 건강권 보장'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사례로 주목된다.
1. "폭증하는 응급환자, 수치로 증명된 위기"
경기도립정신병원의 통계는 충격적이다. 정신응급입원 건수가 불과 3년 만에 2배 이상 폭증했다. 2022년 1,654건이던 입원 환자 수는 2023년 2,909건, 올해는 3,717건으로 늘어났다. 이는 단순한 숫자의 증가가 아니다. 우리 사회의 스트레스 지수가 한계점에 다다랐고, 즉각적인 개입이 필요한 위기 상황이 그만큼 빈번해졌다는 '적색경보'다. 정신응급입원은 자해나 타해의 위험이 있는 급박한 상황에서 이루어진다. 이 수치가 늘어났다는 것은, 제때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방증이다.
2. "정신질환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많은 이들이 심정지나 뇌졸중의 골든타임은 알지만, 정신질환의 골든타임은 간과한다. 경기도립정신병원 진료부장 김현숙 전문의는 "스스로와 타인에게 해를 끼치면서까지 질환을 참거나 숨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정신질환은 조기에 개입할수록 회복 속도가 빠르고 사회 복귀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시기를 놓치면 환자 본인의 삶이 파괴될 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의 안전까지 위협받게 된다. 전문의와 기관의 도움을 받아 시의적절한 진단을 받는 것이야말로 회복을 위한 가장 확실한 첫걸음이 된다.
3. 환자 가족의 고통, 그리고 공공의 역할
심층적으로 들여다보면, 이 문제는 환자 개인을 넘어 '가족의 붕괴'와 직결된다. 현재 경기도 내 많은 정신질환자 가족들은 24시간 대응이 가능한 응급 시스템 부족으로 고통받고 있다. 야간이나 주말에 환자가 발작을 일으키면, 받아주는 병원을 찾지 못해 구급차 안에서 시간을 허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정신과 영역에서도 빈번히 발생한다. 가족들은 경제적 부담과 심리적 공포라는 이중고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립정신병원이 비강압적 인권 치료를 표방하며 24시간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것은, 환자 가족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다. 특히 지난 7월 전국 지자체 최초로 개설한 '마약중독치료센터'는 최근 급증하는 약물 오남용 문제까지 공공의 영역에서 끌어안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명이다.
4. 인권 기반의 치료가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든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은 2022년 6월 개원 이래 경기 남부의 정신응급 중추 병원으로서 '비강압적 치료'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이는 환자를 격리의 대상이 아닌, 치유와 회복의 주체로 존중하는 태도다. ESG 경영의 핵심은 '지속가능성'이다. 사회 구성원 중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지속가능경영이다. 경기도립정신병원의 이번 행보는 공공의료기관이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을 다할 때, 우리 사회가 얼마나 더 안전하고 건강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을 거두고, 공공 의료 시스템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지지하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다. 골든타임은 의료진만의 몫이 아니다. 환자를 병원까지 이끄는 우리 사회 모두의 관심이 곧 골든타임이다. <저작권자 ⓒ 장애인인식개선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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