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울림이 ESG 경영의 나침반이 될 때
글 ㅣ 최봉혁 칼럼니스트 ㅣ 장애인인식개선신문
오늘날 기업 경영의 화두는 단연 ESG(환경·사회·지배구조)다.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루는 것이 기업의 존재 이유가 됐다. 하지만 많은 기업이 ESG를 '의무'나 '규제'로만 인식하는 경향이 있다. 진정성 있는 ESG 경영은 어떻게 가능할까. 바로 예술, 그중에서도 청각장애 작가들의 미술 전시회가 중요한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대만 청각장애 예술가 쩡정산과 차오팅창 작가의 2인전이 한국에서 열렸다. 이들의 작품은 언어를 넘어선 '무언의 감동'으로 깊은 울림을 준다. 이처럼 장애 예술가의 작품을 지원하고, 그들의 전시회를 후원하는 것은 단순한 사회 공헌 활동을 넘어 기업의 ESG 경영에 핵심적인 가치를 더하는 일이다. 이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Social)을 넘어 환경(Environmental)과 지배구조(Governance)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첫째, 다양성과 포용성을 위한 'S'의 실천이다. 장애 예술가 전시는 사회적 약자를 존중하고 포용하는 기업 문화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기업이 청각장애 예술가를 후원한다는 것은 그들의 재능을 인정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가치를 높이는 활동이다. 이는 기업 내부적으로도 다양성을 존중하는 조직 문화를 조성하는 데 기여한다. 장애인 고용 확대, 소수자 인권 보호 등 S 부문의 핵심 목표를 자연스럽게 달성하는 계기가 된다. 이러한 활동은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
둘째,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E'와 연결된다. 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은 때로 기성 예술의 틀을 깨는 독창성과 실험 정신을 보여준다. 기존과 다른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작품은 기업에 새로운 영감을 제공한다. 이는 단순히 예술적 영감을 넘어, 기업의 제품 개발이나 서비스 혁신에까지 이어질 수 있다. 지속가능한 제품 디자인, 친환경 소재 활용 등 환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장애 예술가들의 작품에서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예술과 기술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예술은 기업의 혁신을 촉진하고, 이는 곧 친환경 기술 개발 등 E 부문의 성과로 연결된다.
셋째, 투명하고 진정성 있는 'G'를 확립한다. 장애 예술가 지원 활동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보여주기'가 아닌 '실천'으로 증명하는 과정이다. 진정성 있는 후원은 기업의 평판을 높이고, 이해관계자들과의 신뢰를 구축한다. 이는 투명한 지배구조를 확립하는 데 필수적인 요소다. 후원금 집행 과정, 작가 선정 기준 등을 투명하게 공개하면 기업의 윤리 경영을 입증할 수 있다. 나아가, 이는 주주와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결과를 낳는다.
미래를 위한 조언: 예술과 ESG의 시너지 극대화 방안 이제 기업은 예술을 단순한 '후원 대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ESG 경영의 파트너'로 인식해야 한다. 이를 위한 몇 가지 제언이 있다. 첫째, 지속적인 지원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장애 예술가들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ESG 활동에 일관성과 진정성을 부여하게 된다. 둘째, 지원 대상을 넓혀야 한다. 시각 예술에만 국한되지 않고 음악, 공연,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장애 예술가를 후원하고 협업해야 한다. 이는 기업의 ESG 활동 영역을 확장하고, 더 많은 사회 구성원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게 된다. 셋째, 기업의 핵심 비전과 연계해야 한다. 기업의 정체성과 사업 분야에 맞는 예술 분야를 선택하여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한다. 예를 들어, IT 기업은 디지털 아트 분야의 장애 예술가를 지원하고, 친환경 기업은 재활용 소재를 활용하는 예술가와 협업하는 방식이다.
장애 예술가 전시는 예술과 기업의 만남을 넘어,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위한 중요한 발걸음이다. 기업이 예술의 울림에 귀 기울이고, 그 가치를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통합할 때,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착한 기업으로 거듭나게 된다. 이는 사회 전체의 가치를 높이는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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